일본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아침이자 두번째 날이 밝았다. 캡슐호텔은 생각보다 온도, 습도가 적절해 뒤척임 없이 푹 잤다. 너무 도쿄 중심가에 숙소를 예약한 탓에 캡슐호텔치고 가격은 꽤 있는 편이었지만(2박에 10만원 가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낭만있었다. 만약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데 한 번도 캡슐호텔에서 묵어본 적이 없다면 적극 추천한다.
일본에 가면 꼭 먹고 오겠다는 메뉴가 있었다. 첫 번째는 첫날 먹은 야키니쿠였고, 두 번째가 라멘이었다. 우리나라에도 맛있는 라멘집이 많아졌지만, 본토에 직접 방문해서 먹어보고 싶었고 그만큼 현지인들도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가고 싶었다. 마침 롯폰기에 있는 캐피탈 매장이 오늘의 첫 번째 쇼핑 스케줄이었는데 롯폰기에 유명한 미슐랭 라멘집이 있어서 점심은 이곳으로 정했다.
라멘집 이름은 이루카 도쿄. 리뷰를 찾아보니 오픈 1시간 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2시간이나 대기를 했다더라. 이 사실을 접하니 오히려 더 먹어보고 싶어져서 리뷰에서 본 것보다 이른 오픈 1시간 30분 전에 방문했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되려 당황했다(내가 2등이었다).. 오픈 40분 전 쯤에서야 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만약 방문할 의사가 있다면 오픈 1시간 전에 방문해도 빠르게 입장 가능할 것 같다.
라멘은 소문대로 맛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차슈와 완자가 토핑으로 올라가있고, 함께 나온 트러플 시즈닝은 라멘을 절반 정도 먹고 국물에 풀어 먹으니 완전히 다른 풍미의 라멘이 되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롯폰기 캐피탈 매장은 독립적으로 있는 게 아닌 복합 쇼핑몰에 붙어있는 구조라 두리번거리다 입장해서 매장 사진을 못 찍었다. 나름대로 매장이 커서 재고도 꽤 있어 보였고, 여기서 마음에 드는 맨투맨을 발견해 바로 구매했다. 네펜데스 매장과 팔라스 매장에서는 사고 싶은 제품이 전부 품절이라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오모테산도에 있는 매장을 다 돌고 하라주쿠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휴먼메이드x블루보틀 카페를 방문했다. 휴먼메이드는 일본 디자이너 니고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로 키치 한 그래픽이 매력적인 브랜드다.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브랜드지만 일본 현지에서도 인기가 상당한 듯하다(매장 내에 한국인보다 현지인이 더 많아서 놀랐다). 앉아서 좀 쉬었다가 이동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자리는 따로 마련돼있지 않았다.
커피로 목을 축인 뒤 하라주쿠로 발을 옮겼다. 하라주쿠는 우리나라의 홍대와 분위기가 매우 유사하지만 홍대보다 구경할 만한 재밌는 매장이 많았고, 그만큼 사람도 정말 많았다. 날씨 하나는 정말 예술이었다(좀 더웠다).
한국의 슈프림이라 불리는 디네댓 매장에 방문했다. 디네댓 하라주쿠 매장은 정확히 스투시 매장과 마주 보고 있어, 위치 상으로 굉장히 좋은 위치에 있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매장에 사람이 별로 없는걸 보니 스투시나 슈프림같은 1세대 스트릿 브랜드들과는 아직 견주긴 힘들어 보인다. 초기 이미지가 안 좋았던 것에 비해 현재는 굉장히 큰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패션 선진국인 일본의 패션 중심지인 하라주쿠에 입점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앞으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고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릿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라주쿠의 주인공, 슈프림이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사람이 많은 게 느껴질 정도다. 이 사진에 나온 사람은 극히 일부고, 사진에 안 나온 오른쪽에 사람들이 30m가량 줄을 이루고 있다. 이 줄을 기다리고 들어간다 해도 매대가 비어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저녁에 방문할 시부야 슈프림에 사람이 적길 바라며 빠르게 포기했다.
래그태그는 일본에 유명한 세컨핸즈샵이다. 명품부터 일본 도메스틱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있으며 운이 좋으면 정말 좋은 가격에 귀한 매물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라주쿠보단 시부야 래그태그를 더 추천한다. 하라주쿠 매장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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