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월에 생일을 기념 겸 휴식을 목적으로 짧은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공항에는 아직 감귤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릴 반겨주고 있었다.
렌트카를 인수받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공항 근처에 있는 유동커피 소금공장점이다. 새로 오픈한 곳인데 인테리어도 느낌있고 리뷰도 꽤 괜찮아서 바로 가봤다. 문을 닫은 소금공장을 리뉴얼해서 만든 카페인데, 외관이나 간판은 그대로 유지하고 카페 안쪽에 인테리어로 소금 지게가 전시되어 있는 등 컨셉이 재밌는 카페였다. 소금빵이 맛있었고 커피는 개인적으로 불호였다. (산미있는 커피가 주력인 것 같은데 나는 산미있는 커피를 싫어한다.)
점심으로는 월정리에 유명한 흑돼지 맛집인 도민상회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탓인지, 시간대가 애매해서였는지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통창으로는 오션뷰가 깔려있고 퀄리티 높은 흑돼지가 맛있는 음식점이었다. 월정리 주변에서 식사를 고려중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식사 후 도민상회 근처에 돌카롱이라는 마들렌, 마카롱 맛집을 가려고 했는데 왜인지 네이버에선 영업 중이라는데 문은 잠겨있고 내부에 사람도 안보였다(23년 11월 이후로 리뷰가 없긴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에 귀여운 고양이가 있는 카페가 있다고해서 제주냥이로 향했다. 제주냥이는 기본적으로 노키즈존이라 중학생까지는 입장이 불가하고, 카페 내부에 캐릭터샵이 같이 있는 구조다 보니 좌석이 많지 않았다. 카페 안에 제주냥이의 모티브인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 같았다(귀여워). 초코라떼는 약간의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묵직한 초코음료였고, 시그니쳐 말차커피는 내가 먹어본 말차커피 중에 가장 맛있었다(아인슈페너와 비슷한 느낌).
둘쨋날은 우도를 가기로 계획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계획을 변경했다. 오전에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이나믹메이즈라는 실내 게임장을 갔다왔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무릎이 아팠다... 다 끝내고 나오니 비도 더 많이 오고 너무 허기져서 점심 먹기 전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가서 허기를 달랬다. 제주송당파크점에서만 파는 베이커리를 맛보고 포장해왔는데, 그 중 흑임자 큐브가 가장 맛있었다.
점심을 원래 우도에서 흑돼지 돈까스를 먹을 생각에 설렜는데, 우도를 못가게 됐으니 다른 흑돼지카츠 맛집을 찾다 봉자네 상점에 도달했다. 돈까스도 맛있지만 볶음우동이 필수라길래 메뉴를 각각 시켜서 먹어봤다. 볶음우동도 정말 맛있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매운로스카츠의 소스가 정말 잘어울리고 맛있었다. 히레카츠는 흑돼지카츠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핑키하지 않아서 질기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과 달리 부드럽고 맛있었다. 월정리 주변 흑돼지카츠 맛집을 찾고 있다면 봉자네상점을 적극 추천한다.
몇 달에 걸쳐 준비한 짧지만 굵었던 2박 3일의 여행이 출발부터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날씨 운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즐길거 다 즐기고 제대로 휴식하고 온 것 같아서 개운하고 좋았다. 참고로 제주도에서 연비 때문에라도 전기차를 렌트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여행기간이 길어 어쩔 수 없이 충전해야하거나 충전소 회원카드가 있어서 할인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충전하지말고 바로 렌트카 업체에 반납하는게 더 싸게 먹히니 참고하면 좋다. (아이오닉 5 ,비회원 고속충전 기준 44%에서 69%까지 25% 충전하는데 약 25분, 9900원 들었는데 렌트카 업체에서 25% 모자라다고 추가 결제한 금액이 7천원이다;)